자세히보기

법원사무

인근 기존 약국개설자들에게 다른 약사에 대한 신규 약국개설등록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두34276 판결

정성을다하는법무사 2025. 11. 12. 10:52

판례 > 대법원 2024두34276 | 사법정보공개포털

 

사법정보공개포털

 

portal.scourt.go.kr

 

1. 사건 개요

 

이 판결은 약국개설등록처분취소 사건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상가에서 벌어진 약국 개설 분쟁에 관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인 서울특별시 영등포구보건소장이 약사인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여성의원의 바로 옆 호실에 신규 약국개설등록처분을 하자, 해당 여성의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원고 약사들이 이 처분이 약사법 규정에 위반된다며 그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인근 기존 약국개설자들에게 다른 약사에 대한 신규 약국개설등록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였습니다.

 

2. 소송의 경과

 

1심 판결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약국이 이 사건 의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고, 이 사건 의원 바로 옆 호실에 이 사건 약국이 개설됨으로써 원고들 약국의 매출 중 이 사건 의원 처방전에 기초한 매출이 크게 감소하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에게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이 사건 처분은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한다는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3호에 위반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2) 판결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들의 소를 각하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 원고들의 약국과 이 사건 약국은 각각 다른 건물에 위치

-. 원고들 약국 인근의 다른 건물에도 약국들이 존재

-. 원고들 약국의 주된 매출이 이 사건 의원의 처방전에 대한 조제약 판매에 기초한다고 볼 수 없음

-. 이 사건 약국 개설로 인한 매출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음

항소심은 기존 약국개설자들의 법률상 이익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행정소송법 제12조의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1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들의 상고를 받아들였습니다. 주심은 노태악 대법관이었습니다.

 

1) 약사법 제20조 제5항의 입법취지 재해석

 

대법원은 약사법 제20조 제5항이 다음과 같은 경우를 약국개설금지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2: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

3: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4: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전용 복도·계단·승강기 또는 구름다리 등의 통로가 설치되어 있거나 이를 설치하는 경우

 

대법원은 이 규정들의 입법취지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이는 약사법 제23, 23조의2, 24, 24조의2, 26조 등 관련 규정의 체계나 내용 등에 비추어, 의료기관과 담합행위를 할 가능성이 큰 약국의 개설을 금지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처방전에 대한 인근 약국개설자들의 접근 기회가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하고, 나아가 인근 약국개설자가 약사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하여 조제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도 있다.

 

2) 법률상 보호이익의 인정

 

대법원은 "의료기관의 처방약 조제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받을 기존 약국개설자의 이익"을 약국개설등록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라고 명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판단입니다. 기존 약국개설자들의 이익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약사법 체계에 의해 보호되는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임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3) 원고적격 인정

 

따라서 대법원은 다른 약사에 대한 약국개설등록처분으로 인하여 조제 기회를 전부 또는 일부라도 상실하게 된 기존 약국개설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원고적격 판단 기준의 제시

 

대법원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적용할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신규 약국개설등록처분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처방약 조제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받을 기존 약국개설자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합니다: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 3, 4호 위반이 문제되는 개별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판단

신설 약국 및 기존 약국의 위치·규모·운영형태

의료기관과 각 약국 사이의 거리·접근 방법

인근의 약국 분포 등

중요한 점은 반드시 기존 약국개설자의 주된 매출이 해당 의료기관의 처방전에 기초하고 있어야 하거나 해당 의료기관 처방전 관련 매출 감소가 상당해야만 한다는 요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5) 조제 기회 침해 우려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만약 기존 약국개설자가 운영하는 약국이,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 3, 4호 위반이 문제되는 신규 약국개설등록처분 당시를 전후하여 기준이 되는 개별 의료기관이 발행한 처방전에 따라 의약품을 조제한 적이 있다면, 그 약국은 신규 약국개설등록처분으로 인하여 해당 의료기관이 발행한 처방전에 대한 조제 기회가 감소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기존 약국개설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

, 기존 약국이 해당 의료기관에서 발행한 처방전을 단 한 번이라도 조제한 실적이 있다면, 조제 기회 침해 우려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6) 의약분업 제도의 의미

 

대법원의 판결은 의약분업 제도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불필요한 투약을 방지

약사에게 조제의 자율성 및 전문적 점검 권한 부여

이를 통해 의료기관과 약국 간의 담합을 방지하고, 약사가 독립적으로 조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의약분업 제도의 목표입니다.

 

4. 판결의 법적 의의

 

1) 원고적격 법리의 확장

 

이 판결은 "직접적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았더라도, 법률이 보호하는 공정경쟁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면 원고적격이 있다"는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이는 약사법 영역에서 제3자 원고적격의 폭을 상당히 넓힌 획기적인 판단입니다.

 

2) 약사법의 공정거래적 측면 강화

 

이 판결은 약국 간 영업권 분쟁을 넘어 약사법의 공정거래적 측면을 강화하였습니다. 기존 약국의 조제 기회 침해를 단순한 경제적 손실이 아닌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이익으로 인정했습니다.

 

3) 의약분업 제도의 정착

 

대법원은 의약분업 제도의 취지를 명확히 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인근 기존 약국개설자의 권리를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의약분업 제도의 실질적 정착과 작동을 위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5. 실무상 시사점

 

1) 기존 약국 운영자의 관점

 

조제 실적 기록 보존: 인근 의료기관에서 발행한 처방전을 조제한 실적을 체계적으로 기록·보존해야 합니다.

원고적격 확보 용이: 해당 의료기관 처방전 조제 실적이 있으면 원고적격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제 기회 침해 주장 약화 필요성 감소: 실제 매출 감소를 입증할 필요가 감소했습니다.

 

2) 신규 약국 개설 시 유의사항

 

법적 조건 철저히 확인: 약사법 제20조 제5항의 위반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합니다.

인근 약국과의 분쟁 가능성: 인근 기존 약국들로부터 취소 소송 제기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6. 결론

 

-.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34276 판결은 약사법에 의해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으로서 기존 약국의 조제 기회 공정배분을 명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약국개설 분쟁과 의약분업 제도에 관한 중요한 판례를 확립했습니다.

-. 특히 제3자 원고적격 인정의 기준을 실제 손해 현실화에서 법규에 의한 보호이익 침해 우려로 전환함으로써, 행정소송법상 원고적격 판단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약사법의 공정경쟁 조항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의약분업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법원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판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