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구이의의 소가 무엇인지
- 채무자(돈을 갚아야 하는 사람)가 “판결·지급명령·공정증서 등 집행권원은 그대로 두되, 그 집행력(강제집행할 수 있는 힘)만 빼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소송입니다.
- 쉽게 말해 “판결 내용을 다시 싸우는 소송”이 아니라, “그 판결을 근거로 집행하는 것만 못하게 해 달라는 소송”입니다.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확정판결, 확정지급명령, 집행증서(공정증서), 화해조서, 인낙조서, 회생·파산채권자표 등 집행권원 전반.
- 목적: 집행권원에 적힌 채권 자체가 소멸했거나,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후 사유’를 근거로 집행력을 없애거나(영구 배제), 일정 기간만 막는 것(일시 배제).
- 소송성질: 판례·실무는 “형성소송”으로 보고, 이 소송에서 승소하면 집행권원은 그대로지만 그 집행력은 형성판결로 사라지거나 제한됩니다.
일반인 관점에서의 예시:
- A가 B를 상대로 대여금 소송에 이겨 확정판결을 받았고, 이 판결로 B의 재산을 압류하려 합니다.
- 그런데 판결 선고 후에 B가 A에게 전액을 갚았는데, A가 여전히 강제집행을 하려 한다면 B는 “이미 다 갚았다”는 사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집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어떤 사유(이의이유)를 주장할 수 있는지
이 글에서는 ‘이의이유’를 매우 체계적으로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2-1. 채권이 없어졌거나 달라진 경우
집행권원에 적힌 채권이 판결 이후에 없어지거나, 효력이 제한·정지된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예:
- 변제·대물변제·공탁·상계·경개·면제·포기·혼동·계약해제·해제조건 성취·화해·이행불능·소멸시효 완성 등.
- 한정승인, 면책(개인파산), 회생절차에서의 면책 등으로 책임이 제한되거나 없어지는 경우.
- 청구권 양도, 전부명령 확정, 기한 유예, 합의에 따른 연기 등으로 채권의 주체나 효력이 바뀐 경우.
실무적으로 중요한 판례들:
-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기초해 재산 회복을 마치기 전에 ‘피보전채권이 소멸’한 경우, 더 이상 그 판결로 집행할 수 없으므로 이는 적법한 청구이의 사유가 된다고 판시.
- 이미 면책결정(개인파산)이 확정되었는데, 그 사실을 본소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아 ‘면책된 채무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라도, 기판력의 범위 밖이므로 나중에 청구이의의 소로 면책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결(2017다286492). 단, 소송지연 목적으로 일부러 주장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제외.
일반인 표현:
- “판결 이후에 상황이 달라져서 더 이상 그 판결대로 갚을 필요가 없는 경우”를 근거로 집행을 막는 소송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2. 신의칙 위반·권리남용
판결에 따른 집행이 형식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권리관계와 사회상규·정의에 너무 어긋나 ‘권리남용’이 되는 경우입니다.
요지:
- 확정판결 내용이 실제 권리관계와 배치되고, 집행의 결과와 진행 경위, 당사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할 때 “도저히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수준”이면 그 집행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 배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 그러한 권리남용 정도라면, 그 판결금 채권을 이용한 다른 권리 행사(예: 판결금 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는 채권자취소소송)를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일반인 표현:
- “법적으로는 맞지만, 너무 악의적이고 부당해서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집행”이라면, 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청구이의의 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2-3. 한정승인·상속포기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무에 관하여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한 경우, 그 효력과 기판력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중요 포인트:
- 한정승인: 변론종결 전 한정승인을 해 두었더라도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아 책임재산 유보 없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책임 범위는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기판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무자는 나중에 한정승인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2006다23138).
- 상속포기: 상속포기는 “채무 존재 자체”를 다투는 것이어서 판결의 주문에 기판력이 당연히 미칩니다. 변론종결 전에 상속포기를 했지만 주장하지 않아 승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2008다79876).
- 다만 상속포기신고의 효력은 수리심판서가 송달된 때 발생하므로, 변론종결 후에 심판서를 받은 경우에는 그 상속포기 사실은 “변론종결 후 발생 사유”로서 청구이의 사유가 됩니다(2004다20401).
일반인 표현:
- 한정승인은 “얼마까지 책임진다”는 문제라서 나중에 집행을 막을 수 있는 여지가 크고, 상속포기는 “채무가 아예 없다”는 문제라서 판결 때 제대로 주장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뒤집기 어렵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3. 이의이유의 ‘시간적 제한’과 동시주장
3-1. 언제 생긴 사유만 쓸 수 있는지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은 “청구이의의 사유는 변론종결 후(변론 없는 판결은 선고 후)에 생긴 것만 가능”이라고 규정합니다.
집행권원 유형별로:
- 판결: 원칙적으로 ‘변론종결 후’ 사유만.
- 다만, 변론종결 전에 일부 이행했지만 판결 후 그 금액을 수령하여 비로소 ‘변제 효력’이 발생한 경우는 변론종결 후 사유로 보아 청구이의가 가능합니다.
- 1심 가집행선고에 따라 지급된 금액은 항소심에서 반영되지 않으므로, 확정 후에야 채권 소멸 효과가 발생하고, 이는 청구이의 사유가 됩니다.
- 지급명령·집행증서·이행권고결정·주택·상가 임대차보호법상의 조정서, 배상명령 등은 민집 44조 2항의 제한을 받지 않아 “언제 생긴 사유든 이의이유로 주장 가능”입니다.
- 회생·파산·개인회생채권자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 해도 기판력은 아니고 절차내 확인·불가쟁 효력에 그치므로, 확정 전·후를 불문하고 채권 불성립·소멸 사유도 청구이의에서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2017다204131).
또한 형성권(취소권·해제권·상계권 등) 행사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 취소·해제권: 원인이 변론종결 전에 있었고, 의사표시가 변론종결 후에 이루어진 경우라도 “이의원인은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것”으로 보아 청구이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례가 보고 있습니다.
- 상계권: 상계 의사표시 시점이 이의원인 발생 시점으로 보아, 변론종결 전에 상계적상에 있었더라도 변론종결 후 상계 선언을 했다면 청구이의 사유가 됩니다.
소멸시효에 대하여:
- 변론종결 전에 이미 점유취득시효·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있었는데, 이를 주장하지 않고 패소 확정된 뒤 “시효완성”을 근거로 청구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일반인 표현:
- “그때 소송할 때 이미 알 수 있었던 사유는, 원칙적으로 그때 주장했어야 하고 나중에 집행 막는 소송에서 다시 꺼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판결 이후에 새로 생긴 사유(새로 갚음, 면책, 회생 등)는 청구이의로 다툴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3-2. 여러 이의이유를 ‘동시에’ 주장해야 함
민사집행법 제44조 제3항:
- “이의이유가 여러 가지일 때에는 동시에 주장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 여기서 ‘동시에’란 “동일 소송에서”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통설·실무입니다.
- 즉, 한 집행권원에 대해 한 번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때 주장할 수 있는 사유를 가능한 한 모아 제기해야 하고, 나중에 다른 이유를 가지고 같은 집행권원에 대해 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면 전소의 기판력에 의해 차단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운용:
- 소장에 모든 사유를 처음부터 다 적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같은 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4. 동시이행판결·간접강제 등 ‘집행개시 요건’과 청구이의의 관계
핵심 판례가 바로 “동시이행판결에서 반대급부 이행 여부를 청구이의 사유로 쓸 수 있는가?”입니다.
4-1. 동시이행판결과 집행개시 요건
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
- 동시이행판결(예: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넘겨주고, 매수인은 대금을 지급하라”고 한 판결)에서 매도인의 서류교부 의무는 “집행개시의 요건”입니다.
- 즉, 판결의 집행력을 없애는 조건이 아니라, 집행기관이 실제 집행을 시작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 집행기관은 채권자가 반대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했음을 증명하는 서류(공탁서, 진술서 등)를 보고 집행 개시 여부를 판단합니다.
주요 판결(2024다231391)의 법리:
- “집행권원인 동시이행판결의 반대의무 이행·이행제공은 집행개시 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이므로, 이는 집행개시와 관련된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민집 16조 등)으로 다툴 문제이지, 청구이의의 소로 그 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 따라서 동시이행판결의 채무자가 “채권자가 서류를 안 줬으니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려면, 집행법원에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해야 하고, 청구이의의 소로 그 판결의 집행력 자체를 없애 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인 표현:
- 동시이행판결에서는 “상대방이 먼저 할 의무를 안 했다”는 주장은 “집행을 시작하는 집행기관에게 따지는 절차(집행이의신청)”이지, 판결 자체의 집행력을 없애는 소송(청구이의의 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4-2. 간접강제결정(부작위채무)과 청구이의의 소
부작위채무(하지 말라는 의무)에 대한 간접강제결정에서:
- 채무자가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는 “집행문을 부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조건 성취”에 해당합니다.
- 따라서 이 문제는 집행문부여 관련 소송(집행문부여에 관한 이의의 소 등)에서 다툴 사항이지, 간접강제결정 자체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요약하면:
- 집행개시 요건(반대의무 이행, 조건 성취 등)은 ‘집행을 시작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고,
- 청구이의의 소는 ‘집행권원에 적힌 채권 자체가 더 이상 집행될 수 없는지’의 문제입니다.
-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청구이의의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하게 되므로 판례가 명확히 선을 그은 것입니다.
5.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때의 실무상 구조
글 말미에는 소장 예시, 주문 작성례, 잠정처분 운용 등이 상세히 소개됩니다. 일반인에게 중요한 실무 포인트만 추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1. 어디에, 어떻게 제기하는지
- 관할: 제1심 판결법원이 전속관할입니다(민집 44조 1항).
- 주문은 “어떤 집행권원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어떤 범위·기간 동안 불허하는지”를 명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 예: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지방법원 20○○가합○○○○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 부분 배제·일시 배제의 경우:
- “금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불허한다.”
- “○○년 ○월 ○일까지 불허한다.”
청구이의의 소로는:
- 개별 집행행위(특정 압류만 취소해 달라 등)를 직접 주문으로 구할 수 없고,
- 집행권원 전체 또는 일부의 집행력 배제(금액·기간)를 구해야 합니다.
이미 이루어진 집행처분 취소는:
- 청구이의 인용판결(집행력 배제 판결)을 받은 뒤, 그 판결 정본을 집행기관에 제출함으로써 민집 49·50조에 따라 취소가 가능합니다.
5-2. 잠정처분(집행정지)을 함께 신청해야 하는 이유
-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했다고 해서 집행이 자동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집행이 계속 진행되면 채무자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민사집행법 제46·47조는 “본안판결 전 또는 판결 시에 잠정처분으로 집행정지·집행처분 취소 등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 실무에서는 청구이의 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결정신청서(잠정처분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반인 표현:
- “집행을 무효로 해 달라는 소송(청구이의의 소)”과 “그 소송이 끝날 때까지 우선 집행을 멈춰 달라는 신청(잠정처분)”은 별개이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6. 이 글을 어떻게 활용할지
일반인에게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 이미 판결·공정증서가 있어도, 그 이후에 “갚았다, 면책됐다, 회생했다, 한정승인했다, 채권이 없어졌다” 같은 사후 사유가 생기면, 그냥 두고 있을 필요 없이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을 막을 수 있다.
- 다만, 판결 당시 이미 알고 있었고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소멸시효 완성, 상속포기 등)는 원칙적으로 나중에 청구이의 사유로 쓰기 어렵고, 판결 이후 새로 생긴 사유가 중심이다.
- 동시이행판결에서 상대방이 자기 의무를 안 한 경우처럼 “집행개시 요건”에 관한 문제는, 별도의 집행절차 이의신청(민집 16조 등)으로 다툴 문제이지 청구이의의 소로 판결의 집행력 자체를 없애는 문제는 아니다.
-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때는, 집행이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잠정처분(집행정지결정)’도 함께 신청해야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강남법무지원센터(가족,상속,회생 등) : 네이버 블로그
고려대 법학과 졸업, 법원행정고시 제14기, 미국 UNC 로스쿨 V/S 과정 수료,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고위정책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 수료, 수원지방법원사무국장, 현) 강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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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법무사
고려대법학과, 법원행정고시, 미국UNC로스쿨, 수원법원국장 출신으로서, AI가 알려주지 않는 찐 디테일을 제공. 02-568-6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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