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 대법원 2023도11912 | 사법정보공개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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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개요
본 판결은 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23. 7. 11. 법률 제195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특수스토킹범죄의 성립요건과 반의사불벌죄 적용 범위에 관하여 중요한 법리를 제시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이 총 5회에 걸쳐 지속적·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한 중 4회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하지 않은 행위이고, 1회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행위였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1심 법원은 이를 특수스토킹범죄로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원심(항소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고,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 대법원의 판결입니다.
2. 판결의 주요 쟁점
대법원이 판단한 핵심적인 법적 쟁점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쟁점 1: 혼합형 스토킹행위의 죄수관계
지속·반복된 일련의 스토킹행위에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행위가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일련의 스토킹행위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쟁점 2: 반의사불벌죄의 적용 범위
이러한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않아도 구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3항의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3. 판결의 법리와 결론
1) 특수스토킹범죄의 성립 인정 (쟁점 1)
대법원은 구 스토킹처벌법의 문언과 체계, 특수스토킹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입법 취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스토킹행위에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한 스토킹행위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러한 일련의 스토킹행위는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 단순 행위와의 혼합: 지속·반복된 스토킹 중 한 차례라도 흉기 등을 휴대한 행위가 있으면,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다른 스토킹행위들도 포함하여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로 평가된다는 의미입니다.
∎ 일련의 행위 관점: 개별적 행위의 성질(특수/일반)에 따라 각각 다른 범죄로 구분하지 않고, 지속·반복이라는 시간적·사실적 연관성이 있는 일련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특수성의 확대 효과: 이 판결은 특수스토킹범죄의 특수성(흉기 휴대)이 전체 일련의 행위에 "색칠"되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2) 반의사불벌죄의 적용 불가 (쟁점 2)
대법원은 구 스토킹처벌법 제18조의 문구를 정확히 분석했습니다.
법 조항의 구조:
제18조 제1항: 스토킹범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
제18조 제2항: 흉기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한 스토킹범죄(특수스토킹범죄)를 가중처벌
제18조 제3항: 제1항 위반죄만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며, 특수스토킹범죄는 명시적으로 제외
대법원의 판시 내용:
"구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 위반죄만을 반의사불벌죄로 정하고 특수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지 아니하는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않더라도 구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3항이 적용될 수 없다. 특수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 일련의 스토킹행위 중에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하지 않은 스토킹행위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 판시의 의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해자 의사의 불개입: 특수스토킹범죄로 인정되면 피해자가 아무리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이를 고려할 수 없다는 점
∎ 일련 행위의 통일성: 혼합형 스토킹 중 일부에 흉기가 포함되어 전체가 특수스토킹범죄로 판단되면,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행위까지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
4. 판결의 법적 의미와 영향
1) 피해자 보호의 강화
이 판결은 특수스토킹범죄에서 피해자의 의사를 처벌 회피의 근거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피해자 보호를 강화합니다. 흉기를 동반한 스토킹은 피해자의 생명·신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행위이므로, 국가가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 범죄의 포괄성 인정
일반적으로 형법에서 여러 행위의 죄수 관계를 판단할 때는 각 행위를 개별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지속·반복된 스토킹행위라는 맥락적 연관성에서 흉기 휴대의 특수성이 전체 일련의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 것입니다.
3) 스토킹처벌법의 강화 방향 확인
2023년 7월 11일 스토킹처벌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폐지되었습니다. 본 판결은 개정 전의 법률에 대해 판시한 것이지만, 이는 새로운 법률 개정 방향(피해자 의사와 무관한 처벌)을 정당화하는 대법원의 입장을 드러낸 것입니다.
4) 원심과의 관계
원심(창원지방법원 항소심, 2023. 8. 10. 선고 2023노802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5회의 일련된 스토킹행위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는 점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에도 불구하고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
대법원은 원심의 이러한 판단이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명시하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5) 상고이유의 검토
피고인은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을 주장했습니다.
법리오해 주장: 스토킹범죄의 죄수관계와 제18조 제3항의 적용 범위에 대해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양형부당 주장: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경우에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실무적 적용 및 시사점
1) 스토킹 범죄 수사의 관점
지속·반복된 스토킹 중 단 한 차례라도 흉기 등을 휴대한 정황이 확인되면 전체 행위를 특수스토킹범죄로 수사해야 합니다.
흉기 휴대의 여부가 피고인의 처벌 수준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소이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증거 수집이 필수적입니다.
2) 피해자 지원의 관점
특수스토킹범죄로 판단되는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 및 공소 제기가 계속 진행됩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합의나 처벌불원서 제출이 사건을 종료시키는 효과를 갖지 않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3) 변론 활동의 관점
특수스토킹범죄 사건에서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것은 10년 이상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사건 단계에서 행위의 평가 자체에 대한 법리적 주장이 중요합니다.
4) 법제도적 변화
이 판결이 선고된 후 구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3항의 반의사불벌죄 규정은 2023년 7월 11일 개정으로 폐지되었습니다. 따라서 현행법 하에서는:
∎ 일반 스토킹범죄도 반의사불벌죄가 아님
∎ 모든 스토킹범죄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 가능
이는 이 판결의 논리를 한 단계 더 확대하여 법제화한 것입니다.
6. 결론
대법원 2023도11912 판결은 특수스토킹범죄의 포괄성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의사로부터 국가의 형사처벌 권한을 독립시킨 중요한 판결입니다.
이는 스토킹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형법의 기본 원칙인 포괄일죄론을 구체적으로 적용한 사례입니다.
특히 전체 일련의 행위를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이 판시는 향후 다른 반복 범죄의 죄수관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의 있는 판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