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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사무

대리모를 통해 출산된 아이와의 친생자관계 확정을 두고 진행된 민감한 가사소송: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2므15371 판결

정성을다하는법무사 2025. 11. 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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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개요

 

본 판결은 대리모를 통해 출산된 아이와의 친생자관계 확정을 두고 진행된 민감한 가사소송입니다. 2005년 인터넷 대리모 카페를 통해 만난 부부와 원고 사이의 대리모 계약이 모든 분쟁의 시작점입니다.

원고는 부부에게 난자와 자궁을 제공하고 아이를 출산하는 대가로 8,000만 원을 받기로 약정했으며, 2006년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피고)를 출산하여 부부에게 인도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전개는 극도로 복잡해집니다. 원고는 출산 후 아이의 존재를 빌미로 부부를 30회 이상에 걸쳐 협박하여 총 5억 원 이상을 받았으며, 결국 공갈 및 명예훼손죄로 징역 4년의 확정판결을 받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원고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아이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면서 당시 11세 정도였던 피고가 극심한 충격을 받아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고는 수형 중이던 2021년 다시 아이와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를 제기했습니다.

 

2. 핵심 쟁점과 대법원의 판단

 

1단계: 대리모 계약의 법적 효력

 

쟁점: 대리모 계약이 법적으로 유효한가?

대법원의 판단: 대리모 계약은 민법 제103(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에 따라 무효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무효의 근거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여성의 신체 도구화: 대리모 계약은 여성의 몸을 타인을 위한 도구로 삼음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합니다.

아동의 거래화: 출생한 자녀를 거래의 대상으로 취급하여 아동을 단순한 상품처럼 다루게 됩니다.

모자간 정서적 유대 단절: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산모와 태아 사이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인위적으로 단절하려 함으로써 인간관계의 본질을 훼손합니다.

중요한 법리: 원고가 "아이와 관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합의 역시 무효입니다. 왜냐하면 이 합의는 대리모 계약의 일부이거나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진실한 친자관계를 부정하고 모로서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2단계: 출산한 자가 법적 모()인가?

 

쟁점: 비록 대리모 계약이 무효이더라도, 법적으로는 누가 아이의 ''인가?

대법원의 판단: 출산한 원고가 아이의 법적 모(親母)입니다.

 

대법원은 우리 민법의 기본 원칙을 명확히 했습니다:

부자관계의 성격: 부자관계는 법률적 친자관계로서, 그 성립을 위해 인지 등 별도의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모자관계의 성격: 모자관계는 자연적 친자관계로서, 임신과 출산이라는 객관적 사실 자체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무효인 대리모 계약에 의하여 출산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출산한 여성을 자녀의 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입니다. 원고가 난자까지 제공한 이 사건의 경우, 생물학적 모성(난자 제공)과 법적 모성(출산)이 모두 원고에게 있으므로 더욱 명확합니다.

 

3단계: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권의 남용 여부

 

1) 쟁점: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것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극도로 부정적인 경우는?

 

2) 대법원의 판단:

 

본 사건을 환송하면서,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도 소권남용으로 기각될 수 있다는 새로운 법리를 확립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신의성실 원칙을 언급했습니다:

가사소송절차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은 신의성실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을 제한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특히 친자관계의 존부를 다루는 소송은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것 자체가 법의 정당한 의도이므로 쉽게 배척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법원은 중요한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자녀의 복리는 친자관계의 성립과 유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므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진실한 신분관계를 귀속시키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소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자녀 복리 판단 기준

 

대법원이 제시한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률상 친자관계 형성의 경위: 법률상 부모가 된 과정이 얼마나 정당하고 안정적인가

정서적 유대와 생활관계: 법률상 부모와 자녀 사이에 친생자관계에 준할 정도의 정서적 유대와 실질적 생활관계가 형성·유지되어 온 기간과 내용

판결의 부정적 영향: 판결로써 친생자관계 존재를 확정함에 따라 자녀 및 법률상 부모가 입을 고통과 불이익

원고의 청구 동기: 원고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에 이른 경위, 동기, 목적의 정당성

원고의 손실: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원고가 입을 고통이나 불이익

3자의 영향: 원고 외에 현저하게 불이익을 받을 다른 자의 유무

 

4) 본 사건에 적용한 구체적 분석

 

대법원은 원심(서울가정법원)이 이러한 자녀복리 관점의 심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피고의 성장 배경: 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 부부의 친생자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생활관계를 형성했으며, 공고한 정서적 유대 형성

부부의 양육 성실성: ○○○ 부부는 피고에게 충실한 보호·교양을 제공하고 성장·발전을 지원

원고의 행동의 부정당성: 원고는 금전 수취만을 목적으로 협박을 계속했으며, 피고에 대한 애정이나 염려의 표현이 전혀 없었음

피고의 극심한 고통: 출생 비밀이 폭로되며 11세의 미숙한 아이가 받은 극심한 충격으로 학교 퇴학, 미국 출국이라는 극단적 결과 초래

금전적 이익 문제: 이 사건 소가 배척되더라도 원고가 입을 현저한 불이익이 있지 않음 (가족관계등록부 기록 외)

 

4단계: 대법원의 환송 결정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는 다음을 의미합니다:

대리모 계약 무효와 원고의 법적 모 지위는 확정

하지만 이 법적 진실이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다시 신중하게 심리하라는 지시

원심 법원은 이번 판결의 기준에 따라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가 소권남용인지 여부를 재판단

 

3. 판결의 법적 의의

 

본 판결은 한국 가족법사에서 여러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1) 대리모 계약의 명확한 무효 선언

 

본 판결은 대리모 계약의 법적 효력에 관하여 최초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수준의 명확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난임 부부의 증가로 논쟁이 많던 영역에 법적 확실성을 부여했습니다.

 

2) 모자관계 판단의 생물학적 기초 재확인

 

대법원은 출산 사실에 기초한 모자관계의 성질을 명확히 함으로써, 대리모 계약과 같은 새로운 생식기술 시대에도 "출산한 자가 모다"라는 기본 원칙이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3) 친생자관계 확정 소송의 한계 설정

 

본 판결은 진실한 신분관계 확정이라는 원칙과 자녀 복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시도했습니다. 이는 친자관계 확정 소송이 절대적이지 않으며, 자녀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자녀 복리 원칙의 우월성 확인

 

본 판결은 헌법적 가치인 "자녀의 복리"를 친자관계 확정보다 우선시하는 법적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아동 관련 모든 법률에서 자녀 복리가 최고의 가치임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5) 신의성실 원칙의 구체적 적용

 

본 판결은 추상적 신의칙이 아니라, 구체적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보여줍니다. 금전 협박, 공갈죄 판결, 아이의 정신적 피해 등 구체적 행동의 부정당성이 소권남용 판단의 중요한 요소임을 명시했습니다.

 

4. 일반인이 이해해야 할 핵심 포인트

 

1) 법적 모의 지위: 명확함

 

비록 계약으로 포기했다 하더라도, 아이를 직접 출산한 여성은 법적으로 그 아이의 어머니입니다. 이것은 대리모 계약이 무효이기 때문만 아니라, 우리 민법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2) 대리모 계약: 절대 불가능

 

남편의 정자와 아내의 난자를 제3자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대리모 계약은, 부부의 합의가 있더라도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이는 여성의 존엄성, 아동의 인격성, 자연적 모자관계라는 인간의 기본 가치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3) 권리의 한계: 자녀의 복리

 

법적 권리가 인정되더라도, 그것의 행사가 아동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는 경우, 법원은 그 권리 행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선의 이익은 항상 아동에게"라는 국제아동권리협약의 정신을 우리 민법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4) 정서적 유대의 법적 가치

 

비록 법률상 부모가 아니더라도, 유년기부터 함께 자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유대와 실질적 가족관계는 법적 보호의 대상입니다. 이는 단순한 혈연이나 생물학적 관계보다 그 중요성이 큰 경우가 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5. 결론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215371 판결은 생명윤리의 발전, 가족 개념의 변화, 자녀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떻게 법적으로 조화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항목 판단
대리모 계약의 효력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
법적 모의 지위 출산한 여성이 법적 모(親母)
친권 포기 합의 대리모 계약의 일부이므로 무효
친생자확인 소의 한계 자녀 복리에 현저히 반하면 소권남용으로 기각 가능
자녀복리 판단 기준 법적 친자 형성 경위, 정서적 유대, 판결의 부정적 영향, 원고의 동기 등 종합 고려
본 사건 결과 원심 파기, 서울가정법원 환송 (재심리 필요)

 

특히 이 판결이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경우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도 기각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법 원칙의 획일적 적용이 아닌 구체적 정의의 실현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