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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사무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재건축사업에서 토지등소유자의 위탁자 지위 확인을 놓고 벌어진 분쟁에 관한 중요한 판단: 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4두52427 판결

정성을다하는법무사 2025. 11. 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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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본 판결은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재건축사업에서 토지등소유자의 위탁자 지위 확인을 놓고 벌어진 분쟁에 관한 중요한 판단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재건축정비사업에서 상가건물의 지하 1층 소유자 7명이 신탁회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위탁자 지위 확인을 청구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1, 2심 판결을 유지하며 신탁업자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2. 판결의 핵심 법리

 

1) 재정비사업에서의 조합원과 위탁자의 대응관계

 

판결이 확립한 가장 중요한 법리는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인 경우와 조합이 사업시행자인 경우의 법적 지위의 동등성입니다.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은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조합이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도시정비법 제27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탁업자도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조합이 사업시행자인 경우,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을 상대로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통해 조합원 자격 확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은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인 경우도 마찬가지로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통해 위탁자 지위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2)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의 해석

 

핵심적인 법적 근거는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입니다. 동 조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정비사업의 조합원(사업시행자가 신탁업자인 경우에는 위탁자를 말한다)은 토지등소유자로 하되,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재건축사업에 동의한 자만 해당한다".

대법원은 이 규정이 위탁자의 지위를 조합원과 동일한 법적 지위로 설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위탁자는 조합원과 동일하게 재정비사업 참여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갖는 주체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3) 신탁계약 체결과 신탁등기의 불필요성

 

본 판결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판단을 한 부분은 신탁계약 체결이나 신탁등기 없이도 위탁자 지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신탁업자 피고는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를 근거로, 토지등소유자가 신탁업자에게 실제로 신탁하지 않은 이상 위탁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이 "위탁자"의 범위를 규정할 때 신탁계약 체결이나 신탁등기 완료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4) 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의 의미

 

대법원은 토지등소유자가 신탁업자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 자체로써 위탁자 지위를 주장할 법적 권원이 성립한다고 봤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들은 신탁회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데 동의 의사를 표시했지만, 신탁회사는 별도의 신탁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 시 위탁자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동의의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공법상 당사자소송의 성격

 

본 판결은 위탁자가 신탁업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위탁자 지위 확인 소송을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판단으로, 다음을 의미합니다:

 

1) 행정소송법의 적용:

 

위탁자 지위 확인 소송은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의 "행정청의 처분 기타 공권력 행사로 인한 분쟁"이 아닌, 같은 항 제2호 후문의 "공법상 지위에 관한 분쟁"으로서 공법상 당사자소송이 됩니다.

 

2) 소송 시효 문제:

 

공법상 당사자소송이므로 민사소송의 일반적인 시효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토지등소유자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3) 소송 방식의 선택:

 

토지등소유자는 신탁업자를 상대로 위탁자 지위 확인의 소를 행정법원에 제기할 수 있게 됩니다.

 

4. 구분소유자의 지위 인정

 

본 판결의 또 다른 중요한 판단은 상가건물 공유자의 개별적 구분소유 인정입니다. 본 사건의 상가건물 지하 1층은 원래 다수의 공유자가 등기된 상태였으나, 2021~2022년에 공유물분할을 통해 각 원고들이 구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법원은 상가가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구분행위가 있었는지 검토했습니다. 상가 지하 1층이 각 점포별로 개별 출입문이 있고, 각각 독립적으로 소유·이용·임차되었다는 점을 들어 각 원고를 개별적인 구분소유자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집합건물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실질적인 구분소유를 인정한 것으로, 형식보다 실질적인 소유관계를 중시한 판단으로 평가됩니다.

 

5. 법적 시사점 및 실무 영향

 

1) 도시정비법상 신탁방식의 확대 가능성

 

본 판결은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방식을 더욱 활용하기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신탁계약과 신탁등기를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만으로도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토지등소유자 권리의 강화

 

판결은 신탁계약이나 신탁등기 없이도 위탁자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토지등소유자의 권리를 강화했습니다. 이는 신탁업자가 임의로 토지등소유자를 위탁자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 갖습니다.

 

3) 공법상 당사자소송의 중요성

 

위탁자 지위 확인이 공법상 당사자소송임이 명확해졌으므로, 향후 관련 분쟁 시 행정법원에서의 소송을 통해 신탁업자를 상대로 지위를 확인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6. 판결의 법적 평가

 

본 판결은 도시정비법의 입법 취지를 충실히 구현했다고 평가됩니다. 재정비사업은 토지등소유자의 직접적인 이해관계 사항이므로, 사업시행자가 조합이든 신탁업자든 토지등소유자가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동의만으로 위탁자 지위를 인정한 부분은 형식주의를 탈피하고 실질 지위를 중시하는 법해석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향후 신탁 관련 소송에서도 실질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로 판단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